잊기 좋은 이름 / 김애란 / 열림원
인상 깊었던 문구 p52. 문학이란 어쩌면 당신들을 초대한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라, 여기까지 기꺼이 와준 당신, 바로 그 살마들 곁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문학은 하나의 善을 편드는 문학이 아니라, 이제 막 살마들 앞에 선 당선자의 허영, 그 허폼 안에조차 삶의 이면을 비출 수 있는 뭔가가 있다고 손들어주는, 여러 개의 팔을 가진 문학이었다. p114. 일이 많아진 아버지에게, 타고난 자존심만큼 경제력이 따라주지 않아 종종 울적해하고, 험난하게 펼쳐진 인생길 앞에서, 자식들의 호의나 배려 앞에서, ‘나도 다 아는 길인 혼자 가도 된다’며 화를 내는 어머니에게, 알겠으니 편히 가시라고, 대신 나도 뒤에서 조용히 따라가 보겠노라고 약속드리고 싶다. p115. 초初는 한자,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