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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상 깊었던 문구

p32. 소크라테스는 사는 동안 아테네에서 자신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있는지 찾아다녔다. 그는 특히 소피스트들에게 물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일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이 말하는 내용을 깊이 알고 있지는 않았다.
p61. 생명이란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의연하게 존재하는 능력이다. 산다는 것은 누구에게 종속되거나 어떤 도그마나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며, 설령 어려움과 외로움이 엄습하더라도 스스로 견뎌내는 인내다.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면 우주로 사라져 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p80. 린네가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른 것은 인간이 우주의 비밀을 알아서가 아니라 인간으로 하여금 우주 안에 숨겨진 신비를 지속적으로 알아내도록 노력하게 하려는 뜻은 아니었을까.
p130. 우리는 인규 조상의 주거지에서 이런 의도적인 유물들을 발견하곤 한다. 인간은 이런 도구를 가지고 다른 동물들과 경쟁함으로써 만물의 영장이 됐다. 이런 물건이 장기적으로 인류에게 도움이 되려면 문화 상품이 되어야 하며, 문화 상품에는 적어도 다음 3가지 기준이 충족되어야 한다. 규칙성, 반복성, 전달성(한 세대를 넘어 다음 세대로 전달되어 다시 수용과 확장 더 나아가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 다음 세대까지 지속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매력이 있야 한다는 뜻이다. 그 매력이란 창작자의 처락이 담긴 규칙성과 반복성에 있다.
p156. 에너지의 원천이자 변화무쌍한 불을 인간이 인위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독립적인 존재가 되었다는 선포다.
p170. 인류의 조상은 생존을 위해 멀리 보고 관찰해야 했다. 그들은 이족 보행이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혁신을 감행했다. 그리고 빨리 달리는 짐승을 추격하기 위해 몸에서 털을 서서히 제거하고 오래 달리는 데 필요한 인내심을 길렀다. 인내심은 인간만이 가진 유일한 생존 전략이었다.
p182. 유인원들 중에서 인간만이 안면 중심부에 돌출된 코를 가지고 있다. 코가 하는 일은 크게 3가지다. 호흡, 발성, 그리고 후각 기능이다. 
p193. 요리를 통해 인간은 비로소 ‘문화’를 갖게 됐다. 이 문화는 곧 남녀의 부부관계를 통한 가족의 등장, 남녀 노동의 분화, 식사 공동체, 식탁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 공동체의 등장과 같은 것들이다. 
p199. 개는 위장에 음식을 2시간 정도 보관하고, 고양이는 5~6시간 정도 보존한다. 인간은 음식을 위에 1시간 정도 머물게 한 후 내장으로 보낸다. 즉, 인간은 자신이 먹은 것을 통해 생존하지 않고 소화한 것을 통해 생존하는 셈이다.

p210. 어머니의 사랑은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자기희생적 배려’다. 이렇게 배려라는 원칙으로 하나의 공동체를 묶는 행위를 문화라고 한다. 문화는 한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삼을 만하다고 인정하고 서서히 형성한 최선의 가치다. 정제되지 않은 말과 글의 특징은 타인에 대한 배려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배려도 없다는 것이다. 자신을 향한 배려란 자신의 처지에 대한 깊은 생각과 표현이다. 즉흥적이며 이기적인 입담과 글이 공동체의 미디어를 장악한다면, 그 사람들이 만든 국가는 후진국이 될 뿐이다.
p21.언어가 인간 사회를 만드는 내용이라면, 의례는 인간 사회를 지탱하는 형식이자 집이다. 입학식, 졸업식, 결혼식, 장례식, 개인이 자기 수행을 위해 심신을 단련하는 수련 행위 등 사실 인간 삶의 행위는 그 자체가 의례라고 할 수 있다.
p275. 고고학자들이 발견한 구석기시대 물건들이 예술작품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특성이 있어야 한다. 디자인, 상징성, 미적인 감수성
p305. 인간은 관찰을 통해 자신이 기억한 동물의 모양을 단순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릴 수 있게 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인간은 자신이 그린 동물의 감정을 공유하는 단계로 진입한다. 이런 단계를 공감이라고 한다. 공감은 자신이 그 대상을 관찰하는 능동 자라는 사실에서 벗어나 대상과 자신이 일치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p327. 그들은 자기 자신이 아닌 자신의 주위를 관찰하고 그것을 채우려고 노력할 때, 자신의 존재가 더욱 드러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p358. 라스코 동굴 벽화는 현생 인류가 단순히 ‘살해하는 인간’을 넘어 ‘묵상하는 인간’이었음을 알려주는 증거다. 인류의 역사는 성찰과 묵상을 통해 자기 안의 이타심을 발견하고 그 소중한 마음을 지키고자 노력해온 여정이다. 그리고 그 노력이 결국 오늘날 우리를 만들었다.
p367자연의 상호주의는 본질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고 서로 간의 변호를 유도하기 위해 의존하는 반면, 인간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기존의 행위를 버리고 새로운 행위를 만들어낸다. 특히 인간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육하는 대상에게 성적인 접촉이 아니라 수정된 행위를 적용한다. 동물을 사육한다는 것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을 획득했음을 의미한다. 공생, 먹잇감을 사냥하는 방식, 좀 더 정교하고 의도적인 사육
p381. 농업이라는 ‘사건’이 인간의 삶을 바꾼 것이 아니라 인류의 ‘상상력과 의지’가 오히려 농업을 발견한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p388. 꽃은 인간 내면의 무의식을 자극해 긍정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례에서의 꽃 장식은 그곳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의 유대를 강화한다. 사냥과 채집으로 연명하던 인간은 이제 이런 장례를 통해 농업혁명으로 나아가는 안정적인 공동체를 창조했다. 
p391. 인간은 상상력, 경외심 그리고 호기심과 같은 중요한 지적 능력을 획득한 뒤 자신의 주위에서 사라지는 것들을 이해하려는 욕망을 갖게 됐다. 다윈은 이 멸절하는 만물 안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추측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종교의 기원이라고 이야기한다. 다윈의 세계관의 세례를 받은 현대인들조차 보이지 않는 신을 기꺼이 믿으려는 이런 인간의 본성은 참으로 수수께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