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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 성유미 / 인플루엔셜

  • 인상 깊었던 문구

P10 관계철학자라 불리는 마르틴 부버는 내가 타자를 택하거나 내가 타자에게 택하여짐이 만남이라고 정했다. 택함과 택하여짐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만남이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관계에 대한 중요한 통찰이 있다.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이 상대를 택한 것만 본다. 하지만 이건 반쪽짜리 생각에 불과하다. 자신 역시 상대에게 택하여진 존재다. 이런 ‘택하여짐’을 이해해야만 ‘왜 상대가 나에게 집착하고 왜 나를 이용하려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별, 이혼, 절교와 같은 절연은 ‘택함과 택하여짐’ 간의 끊어짐이다.
p26 우울한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데는 커다란 심리적 비용이 든다. ‘나 지금 이용당하고 있나?’ 마음속에서 이런 문장이 불쑥 솟구쳤다면 일단, 그 의문을 붙잡아라. 사실 여부를 떠나 마음이 불편하다는 게 중요하다. 그 자리에서 상대에게 따지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이것은 아니다’라는 인지는 붙드는 것이 좋다. 
p73관계 유지비용이 항상 아까운 게 아니다. 그 비용이 얼마의 값어치를 하고, 어떤 기대 속에서 쓰이는지 알고 들이는 비용이라면 괜찮다. 가장 큰 문제는 ‘나도 모르게’ 빠져나가는 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필요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그 필요에 맞게 비용과 시간을 적절히 들여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자기 보호다. 
p93. 지나온 관계를 들여다보지 않으면 감정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 이 시점에 할 일은 상대가 왜 그랬을까 연구하기를 멈추고, 영영 멀어져 버린 ‘그 사람과 나’ 사이에 초점을 두는 일이다. 질문을 다음으로 바꿔야 한다. “도대체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서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건가? 여기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는 거다. 그래야만 섣부르게 책임 귀인을 하지 않는다. 
p119이제는 자신의 욕구를 위해 살 차례임을 알리고 마감 시간을 뚜렷하게 공지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있다. 가족이 이를 수용할지 말지는 그들의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점이다. 
p143 마음대로 되지 않는 관계를 유지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희생시키진 말자. 그건 목적과 목표를 잃어버린 관계 강박 일지 모른다. 더불어 중요한 한 가지, 현재 시기심에 휘말려 자신을 소진하는 중이라면 관계에 매몰되는 대신, 자기 자신에게 몰입하길 바란다. 비교하고 속상해하기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특화해 그 성과를 수면 위로 떠올리는 일에 집중하자.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자. 
p174그동안 타오르는 감정을 터트리는 데만 집중했다면, 잠시 화를 머금고 그 관계를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다. 눈치챘겠지만 이런 뒤끝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자신과 타인, 그리고 지키고 싶은 것들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서다. 당신이 그간 화를 참지 않고 터트려왔다면, 뒤끝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관계를 지켜내는 것이다. 
p185과거 유년시절에 겪은 감정과 지금 어른으로서 겪는 감정은 일상에서 쉽게 혼동된다. 그 자리에서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감정인데, 뜻하지 않게 꼭지를 돌게 만드는 분노에 휩싸인 경우다.

p189 ‘속물의 계보학’에 재미있는 얘기가 나온다. 19세기 전에는 속물이 귀족이 아닌 평민을 뜻했으나 이후에는 ‘타인에게 높은 지위가 없으면 불쾌해하는 것’으로 의미가 바뀌었다고 한다. 상대가 특별한 신분이길 바라는 마음, 여기에는 상대의 신분이 ‘미래의 나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 심리’가 높여 있다. 단순히 상대의 신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의 신분이 나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이 중요한 것이다. 이것이 “속아서 결혼할 뻔했어요”라는 고백의 본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