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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도덕인가 / 마이클 샌델 / 한국경제신문

  • 인상 깊었던 문구

P56. 정신 건강 논리가 도덕적 책임과의 분리를 나타낸다면 인과응보 논리는 도덕적 책임을 회복하려는 열망을 담고 있다. 문제는 후자의 충동을 전자의 충동으로부터 떼어내는 것이다. 적절하게 현명하게 시행될 경우 피해자 증언은 범죄의 잘못을 명백하게 조명함으로써 정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를 “범죄를 심판하는 과정의 한가운데” 놓는 일은 위험하다. 범죄에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는 도덕성보다 피해자의 심리적 욕구가 우선시 될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적 복수에 불과해진다.
P105. 블랙먼은 동성애와 관련된 판결을 내릴 때 과거의 사생활 보호권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가족에 대한 전통적인 법원의 관심을 개인주의적 용어로 표현했다. “우리가 아이를 가질지 여부에 대한 개인의 결정권을 보호하는 이유는 부모가 된다는 것이 개인의 자기 정의를 매우 크게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을 보호하는 이유는, 가정에 대한 틀에 박힌 개념을 선호하기 때문이 아니라 가족의 개인의 행복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성생활에 있어서의 사생활 보호권은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들의 종류와 성질을 선택할 수 있는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므로 동성애 역시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P294. 자유에 대한 자원주의 관점은 공화주의 정치의 위험성을 영원히 잠재울 수 있다고 말한다. 만일 자유가 자치활동과 분리되어 개인이 자기 자신의 목적을 선택할 능력으로만 인식된다면 시민적 덕성을 형성하는 어려운 과제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또는 최소한 타인에 대한 관용과 존중심을 배양한다는 보다 단순한 과제로 축소할 수 있다.
P296. 자유주의적 자아상과 현대사회에서 경제적 삶의 구조는 상당히 어긋나 있다. 우리는 독립적인 자아로서 선택의 자유를 지닌 인간답게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이해와 통제를 뛰어넘는 비인간적인 권력구조이기 때문이다. 자유에 대한 자원주의 노선은 우리가 이 같은 상황에 대항할 수 없게 만든다. 우리는 직접 선택하지 않은 정체성이라는 무거운 짐에서 해방돼 복지국가가 보장하는 권리를 부여받지만, 내가 지닌 자원만을 가지고 세계를 마주하면 그 거대한 힘에 압도당한다.
P308. 최근 수십 년 사이에 개인의 권리가 확대되고 참정권이 증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이해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권력구조 속에 자신이 갇혀 있음을 점점 더 절실히 깨달았다. 
P310. 레이건의 주장 중 국민들로부터 가장 커다란 동조를 이끌어낸 것은 후자, 즉 공동체 중심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이었다. 개인의 자유와 시장경제에 대해 레이건이 목소리를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관점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공동체의 가치-가족과 이웃, 종교, 애국심-에 대한 환기였다. 레이건은 삶의 방식, 즉 민족국가가 제공하는 것보다 더욱 작지만 인간적이며 보다 커다란 의미를 지닌 공동체의 삶에 대한 열망을 일깨웠던 것이다.
p313. 토크빌에 따르면 “시민들의 손이 미치는 작은 범위 내에서 통치의 기술을 연마할 수 있게 해 준다.”

P313. 그러한 범위는 시민들의 활동 영역이 확산됨에 따라 팽창한다. 처음에 이웃들 사이에서 깨어난 시민 역량은 이어 시청에서, 교회와 회당에서, 노동조합과 사회 운동에서, 마침내는 국가적인 수준에서 표출된다. 예를 들어 남부의 흑인 침례교회에서 육성된 시민교육과 사회통합 정신은 전국적으로 전개된 인권운동에서 중요한 필요조건이었다.
P317. 미국 자유주의의 공공철학에 다음과 같은 통찰력을 제시한다.
첫째, 자유주의 진영은 시민자치와 공동체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선거권도 중요하지만 자유주의에는 선거권을 넘어서는 자치의 비전이 필요하다. 나아가 국가와 개인의 사이를 중재하는 풍부한 시민적 자원을 포용할 수 있는 공동체의 비전을 세워야 한다. 
둘째,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해하고 거기에 참여할 이유를 발견하지 않는 한 그 어떤 간곡한 권고로도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민주당은 그들만의 연방주의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정치적 책임에 대한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 
셋째, 정치권은 현대 경제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넷째, 도덕적 종교적 담론을 공공생활과 분리시키려는 충동을 극복해야 한다. 즉 정부가 중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거부해야 한다. 도덕적 의미와 공동선이 결여된 공공생활은 자유를 보장하지 않고 오히려 편협한 태도를 불러온다. 
P321. 최고의 존중은 도덕적 자아에 대한 존중이다.
P324. 권리의 정당성을 그 권리가 기여하는 목적의 도덕성에 의존하는 것이다.
P328. 자유주의의 개인 개념에 따르면 나의 존엄성은 내가 맡은 사회적 역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역할과 정체성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에 존재한다. 그러나 이는 나의 존엄성이 내가 동일시하는 집단에 쏟아진 모욕에 의해 손상받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어떤 편파적 발언도 그 자체로는 피해를 주지 못한다. 자유주의적 견해에 따르면 최고의 존중은 목적과 애착으로부터 독립된 자아의 자기 존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