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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인문학 / 김경집 / 꿈결

  • 인상 깊었던 문구

p41. 이 친구들이 좋은 학점 얻고 훌륭한 스펙 쌓아서 앞서 말한 5백 개 직업군에 들어갈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나라 전체 학생을 놓고 볼 때 단 3퍼센트입니다. 세상에, 그 엄청난 시간과 노력과 돈을 쏟아서 고작 3퍼센트분이라뇨!.. 만약 여러분이 초등학교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과목을 가장 열심히 하시겠어요? 저라면 국영수보다 체육을 열심히 하겠어요.... 그러니 초등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건강을 관리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가르치고 훈련시켜야 해요. 
p46. 나는 이미 이렇게 살아왔을지라도 내 아이들은 달라진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아야 하다. 이것이 최소한의 역사의식입니다. 보통 독서 토론회를 하면 책을 읽자마자 곧바로 토론을 시작합니다. 제대로 토론이 이루어질 수 없어요. 진정한 토론은 우선 공동의 생각을 의제화한 다음에 그 의제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함께 모색하는 과정이에요. 누가 던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선정한 의제의 의미를 살피고 실천 방법을 모색하면서 번져 나가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연대의 힘입니다. 20세기가 속도와 효율을 강조하는 패스트 무빙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퍼스트 무빙의 시대입니다. 창조와 융합의 시대예요... 팀제의 생명력이 무엇입니까? 평등성입니다. 팀에의 창조력은 이런 수평적 사회에서 생깁니다. 수평적 사회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대전제로 합니다. 이처럼 민주주의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아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p55. 일 년에 단 한 번 이렇게 씨름판에서 양반과 평민이 몸을 섞었습니다. 이 씨름판에서 양반이 이기려고 했을까요? 이 씨름판의 목적도 농사짓는 평민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노동 생산성으로 이어지는 창조의 방식이고 인문적 방식입니다. 또한 ‘연대’의 방식이에요. 부모가 연대하면 아이들도 연대하는 법을 배웁니다. 나의 생각이 변하고 세상을 보는 방식이 바뀌었을 때, 혁명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임계점을 넘은 지금이 혁명의 최적기입니다. 혁명하려면 연대하여 합니다. 틀을 깨려면 확실한 믿음이 있어야 하고, 세상은 이미 변하고 있습니다. 
p78. 사변이나 동란은 해프닝처럼 일어난 사건을 의미해요.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요. ‘사태’라고 이름 지어진 사건들도 꽤 많습니다. 사태는 말 그대로 ‘벌어진 일’입니다. 역사는 늘 이렇습니다. 나와 상관없는 거대 담론 같지만, 사실 그 안에 모든 가치와 사회의 틀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릇된 역사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p85. 조지 오웰의 <1984>에서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 “ 뒤집어 말하면 과거를 제대로 알려면 현재를 확실히 살아야 된다는 거예요. 권력의 문제를 데고 본다면,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지요. 역사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미래를 바라보고 설계할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밑그림입니다. 결국 우이 아이들의 미래가 역사에 달려 있습니다. 
p100. 대다수의 어른이 랩을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가 욕설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사실 분노가 욕설로 표출되는 건 배설의 순기능으로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주의해야 할 점은 욕설의 원인입니다.
p100. 내 안의 감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기 대문에 짧은 낱말로 내뱉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게 바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유의 길이는 글로 쓰는 문장의 길이에 비례합니다.  입말은 짧지요. 들숨과 날숨이 있는데, 말은 날숨이에요. 말의 길이가 호흡의 길이만큼 짧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글은 쉼표만 넣으면 얼마든지 길게 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욕설을 입에 담을 때,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그 심정을 찬차히 글로 적어보라고 보라고 권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p103. 음악 그 자체가 살아있는 역사책이라는 의미입니다. 예술이라고 그저 달달한 낭만이나 그럴싸한 교양으로만 여겨서는 안 되는 건 바로 이런 점 때문입니다. 그 안에 사회가 있고 역사가 숨 쉬고 있습니다. 
p119. 우리가 어떤 작품을 며칠 동안 반복해서 보다 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느낌이 오는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 미술은 므날 때마다 반복해서 보며 싸워야 합니다. 작가 아니라 나 자신과 싸우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작가가 들어와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거듭 말씀드리거니와 초등학교 때는 미술에 대한 어떤 기법도 가르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느끼는 세계를 그대로 표현하면 그게 바로 추상 ㅁ시ㅜㄹ입니다. 기존의 틀에 집어넣어 제약해 버리니, 사실적으로 그려야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걸로 착각하는 거예요. 
p129. 스스로가 아니 다른 사람이 나를 판단한다는 사실 자체가 자유를 말살합니다. 그러나 검열의 진짜 문제는 남이 나의 생각을 검열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말을 해도 될까/?’,‘이런 생각을 품어도 되는 거야?’이렇게 말이지요. 그러면 알아서 기게 되는 겁니다. 스스로 자신의 자유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거지요. 이게 가장 못된 패악입니다. 
p151. 플라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유연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플라톤의 <국가>를 보면 계층이 나뉘어 있는데, 이건 계급 제도가 아닙니다. 모든 계층에 똑같은 기회를 줍니다. 당시로서는 굉장히 혁신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인 플라톤과 정반대였습니다. ‘청출어람’의 핵심은 스승보다 뛰어난 제자가 아닙니다. 제자의 능력을 알아보고 인정하는 스스이 있어야 청출어람이 가능한 겁니다. 
p165. 철학이 세상을 바꿀 수 없을 것 가툐? 하지만 칸트의 사상이 뿔뿔이 흩어진 독일 제국을 서서히 묶는 힘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p179. 가장 세련된 수업 방식은 ‘대화’입니다. 대담 강좌가 있었습니다. 그런 강좌에 자주 차여해야 해요. 지적 삼각관계가 형성됩니다. 그 안에서 서로가 예측하지 못했던 문제가 튀어나와요. 어떤 문제는 넘어가고 어떤 문제는 심화됩니다. 그런 과정 자체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지적인 자극을 줍니다. 
p187. 하지만 다 같이 무상급식을 받게 되면, 어른들이 번 돈으로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자기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가 열심히 일한 덕분에 세금을 많이 내서 이렇게 공짜로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걸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면 그 아이는 나중에 자기가 커서 부모님처럼 돈을 많이 벌게 되면 기꺼이 세금을 정당히 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p192. 유권자로서는 정치적 판단을 내리면서도 투표를 할 때는 소비자처럼 판단하고, 잘못을 저지른 재벌을 응징할 때는 소비자가 아니라 국민으로서 판단하려고 합니다.  
p199.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좋아하니까 청춘입니다. 오늘의 급진은 내일의 진보이며, 오늘의 진보는 내일의 보수라는 버크의 정의에 따르면, 보수의 정신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를 위해 하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겁니다. 과연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요?


  • MOTIVATION

p.202건강한 보수와 탐욕적인 수구를 분별하고, 건강한 진보와 빈 수레처럼 요란한 진보를 분별해야 합니다. 유럽에서 말하는 진보와 보수는 미국의 그것과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양쪽 모두 ‘인간의 가치를 어떻게 지키고 신장할 것이냐?’에 초점을 둔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인간’을 빼고 가치를, 그것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른 가치만 이야기합니다. 좌파와 우파를 구분 짓는 어설픈 이분법의 프레임을 깨뜨릴 필요가 있습니다. 


  • ROLE-MODEL

p240. 한 달에 한 번씩 온 가족이 모여 각자 어떤 책을 읽을지 발표하는 날을 정해 보세요. 왜 이 책을 읽을 것인지 이유를 설명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자극을 줍니다. 
p267 ‘생활에 필요한 정보나 경제 기사가 실린 것도 아닌데...’라는 이유로 소설을 펼쳐 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실용의 궁극은 뭐예요? 나 자신이 행복해야 하고, 내 삶의 밀도가 농밀해져야 합니다. 독서는 습관이며 훈련이 필요합니다. 습관이 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읽어야 해요. 그래야 시간이 났을 때 제대로 책을 읽을 수 있어요. 


  • KNOWLEDGE

p205.텍스트로만 읽으면 고전에 자신의 생각을 얹어서 자신을 정당화하는 객관적 근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고전이 권력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에요. 때문에 우리가 고전을 읽을 때는 반드시 그 책이 만들어진, 문장이 발화된 시점의 배경과 상황을 되짚어야 됩니다.
p263. 에세이는 논문과도 구별돼야 합니다. 에세이는 주관적인 생각과 판단을 설명하고 논리적으로 제시하면 되지만, 논문은 주장에 대한 또 다른 학문적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게다가 시사 문제에 대한 객관적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사설부터 읽으면 글쓴이의 논제에 빨려 들어가고 말아요. 사설의 목적 자체가 설득입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사설은 아이가 성장한 뒤에 읽게 하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