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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 김지윤 / 소담출판사

p6. ‘상처’가 억울한 이유는, 내 잘못 보다는 다른 사람의 잘못이 내 인생을 복잡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극복되지 않은 상처가 무서운 이유는 우리의 생각과 정서를 잡아 흔들어서 언어를 왜곡되게 하고, 자기표현의 기회를 상실시키고, 관계를 망쳐버려 결국 더 큰 상처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p24. 만져야 친해지는 것이 아니다. 친해진 만큼 만지는 것이다.
p40. 서로의 존재 자체는 소비하지 않는다.
p49. 우리 대부분은 가족이라는 배경 안에서 성장하며 희로애락을 경험했다. 한 사람을 이해하는 데 가족은 중요한 요소이다.
p59. 사랑은 숨겨진 창을 끄집어내 문을 열게 한다. 친구들과 놀 때와는 도 다른, 가족들과 지낼 때는 전혀 몰랐던, 혼자 있을 때는 상상도 못 했던 자신의 모습들이 연인관계를 통해 드러난다. 사랑이란 상대를 향한 감정에서 시작해 결국 자신을 탐색하는 여정이 된다.
p98. 슬픔은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려줄 때에야 비로소 우리 곁을 떠난다.
p106. 정상가족: 가족은 형태가 아니라 내용이다. 보편적인 4인 가족의 형태를 지녔다 해도 내용은 전혀 가족이 아닐 수 있다. 우리가 믿고 있는 ‘정상’이 진실이 아닐 수 있다.
p108. 가족 이데올로기에 꽂힌 시선으로 타인의 삶을 재단하는 것,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p111. 가족의 가족다움이란 얼마나 서로를 좋아하고 친하고 편하고 힘이 되는지 여부가 결정한다. 그러니 단지 인원 구성이 조금 다르다 해서 비정상이라는 낙인을 찍지 않았으면 좋겠다.
p117. 항상 갈등하며 어디에도 소속 되지 못하는 경계인이 가장 창의적으로 성장한다고, 안착할 수 없기에 번민하지만 그 번민이 성장하게 만든다고. 
p122. 그동안 수다라는 이름을 불리며 평가절하되어 왔지만, 맞는 말이다. 잘 생각해보면 즐거운 잡담을 잘하는 이들은 언제나 관계에서 유리했다. 경쾌한 잡담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실로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다.
p124. 오래된 연인이나 부부는 생사에 관련된 이야기만 주고받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둘만의 잡담을 잘해야 관계 증진에 도움이 된다. 소소한 잡담이 관계를 아기자기하고 풍성하게 해 준다. 원래 진정한 명품은 디테일에 성실하고 강한 법이다. 잡담은 우리의 소소한 관심사를 드러내 주고 관계를 부드럽게 해 주고 휴식과 놀이가 된다.
p142. 위로란 극복의 독려가 아니라 같이 머물러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같이 답답해하거나, 열 받아 하거나,속상해하거나. 그런 공감과 진심이 상대에게 위로를 전한다.
p154.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쾌락을 줄 수 있는 타자들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옛 대상을 환기시키는 타자를 추구하며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아동기 초기에 경험했던 기본적인 사랑의 패러다임을 반복한다. 

p176. 살면서 숨을 골라야 한다. 권태기는 생존 본능이다.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 존재다. 철저한 자기 중심성에서 우리를 불러내 관계의 아름다움을 맛보게 해주는 동력이 사랑이라는 감정이다. 그래서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행동과 의지, 희생과 헌신으로 위대한 변신을 해야 한다 (권태기)
p188. <공감의 시대>에서 프린스 드빌이 말하기를, 공감은 길러지는 게 아니라 무뎌진다고 했다. 어른이 될수록, 관계가 가까울수록 공감능력은 무뎌진다. 부부나 오래된 연인, 부모 자녀 사이는 반복되는 ㅇ리상이 서로에게 피로감을 주고, 주기보다는 받고 싶은 우리의 본능이 공감보다는 나의 입장과 상황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그 누구보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위해 우리의 공감 능력을 사용해야 한다.
p198.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은 행복해지려고 하는 게 아니라 성숙해지려고 하는 것이다.
p202. 긴장과 두려움을 동반한 로맨스가 사라지는 대신 편안한 애착과 신뢰가 강화되어 가는 상황이다. 그러다 둘의 관계가 점점 힘이 생기면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게 된다. 애착이라는 선물이다.
p204. 봄날은 가야 한다. 그래야 진짜 사랑이 시작된다. 
p223. “진짜 이해가 안 간다. 이해가. 도무지 너를 이해할 수가 없어.”(이해가 안 가기는 서로 마찬가지다. ‘이해가 안 가는 지점’을 나의 한계라 생각하지 않고 너의 문제라 규정하는 것에서 비극은 시작된다. 
240. 상대가 하는 말과 행동이 나에 대한 선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p253. 누군가 내뱉은 말 한마디가 당신을 휘감아 옴짝달싹 못 하게 하는 밧줄이 된다. 아마 당신에게도 그런 말이 있을 것이다. 그 말로 당신에게 계속 상처를 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문제는 내가 아니고 그 사람일 수 있다... 사람은, 자기가 보는 세상이 딱 거기까지인 거다. 당신의 값어치를 감히 무엇으로 환산할 수 있겠는가.
p258. 어떤 여자가 아름답고 어떤 여자가 행복한지에 대한 담론은 여성 안에서 나왔다기보다 사회적으로 그림이 정해져 있었다. 
p266. 호의를 표현하기 위해 우리는 상대방의 외모를 칭찬한다. 그런데 예쁘다, 잘 생겼다는 말 자체가 실례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것이든 나만의 특별한 것이든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지 판단하고 평가를 내린 것이기 때문이다. 
p267. 하지만 아랫사람, 만만한 사람, 얕잡아보는 사람에 대해서는 쉽게 외모 평가를 한다.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외모 평가는 본질적으로 살마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태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p277.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폭력의 원인은 가해자에게 있다. 그 순간 빡이 치고 열이 받고 분노가 컨트롤이 안 되고 약자인 아이를 가장 빠르게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매를 드는 것이다. 진정한 훈육은 끈질긴 대화와 질문으로 이루어진다.
p291. 어머니를 밀쳐낸 것은 원망 때문이 아니었다. 용서를 위한 거리 확보였고, 새로 꾸리는 가정을 어머니로부터 보호하려는 노력이었다... 용서와 이해를 하기 위해 거리가 필요하다. 더 이상은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는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거리는 쉼을 주고, 용서의 공간이 된다. 독립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