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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게 / 기시미 이치로 / 다산초당

p6. 나이 듦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노화를 약화 혹은 퇴화라고 보는 시각입니다. 그러나 저는 노화를 퇴화가 아니라 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인생의 목표를 성공으로 보는 시각입니다. 성공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살아온 사람에게 나이 듦은 성공을 위협하는 장애물일 뿐입니다. “행복은 존재와 관련되어 있지만 성공은 과정과 관련돼 있다.”
p46. 재활은 타자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점수를 더해가는 가점법으로 ‘건전한 우월성’을 추구하는 겁니다. 
p48. “언젠가”, “머지않아”라고 말하는 사람은 실은 “아니아니,무리야”라고 뒷걸음질 치는 사람과 똑같습니다. “해보면 어때요?”라고 제안하면 “네, 그렇지만”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때가 있습니다. 이런 대답은 할지 말지 망설이는 게 아니라 “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p53.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어떤 상태든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살아 있는 것만으로 타자에게 공헌할 수 있다. 
p68. 내가 타인에게 공헌한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타인에게도 의식이 향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이는 회복으로 가는 한 걸음입니다. ‘공헌감을 느끼면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살고 있구나.’하고 새삼 느끼게 되고, 그 안에서 행복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건강과 행복은 말하자면 공기와 같은 겁니다. 잃어버리고 나서야 ‘그것들 덕에 살 수 있었구나.’하고 알게 됩니다. 그때까지 행복을 의식하지 않았던 사람도, 불행하다고 느끼던 사람도 병에 걸리면 어제까지 행복했다는 것을 ‘통감’하게 됩니다.
p69. ‘아이고, 살았다’로 끝나는 사람은 퇴원하면 이전의 생활로 돌아갑니다. 그러면 시련을 겪은 보람이 없습니다. 병을 앓으면 생활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87. 연인과 즐겁고 충실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데이트하는 동안에 다음에 만난 날에 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여기’에 있는 행복을 누리게 되면 다음 약속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하지 않게 됩니다. 
p92. ‘신이시여, 바라건대 바꿀 수 없는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침착함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와, 그 차이를 늘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
p103. 저세상이란 좋은 곳인 모양이야. 가고 나면 아무도 돌아오지 않네
p112.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이유는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다면 그 알지 못하는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땅에 발을 붙이고 ‘지금, 여기’를 살기 위한 현명하고도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p114. 미키기요시는 행복은 ‘질적이며 고유한 것, 성공은 ’ 양적이고 일반적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p125. 자신의 과제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건 상대의 결정 또한 존중한다는 뜻입니다. 노년을 어떻게 살지 결정하는 사람은 부모 자신입니다. 부모의 과제에 함부로 침범해서 나의 이상과 희망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p153. 과거는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 다른 각도에 초점을 맞추고 과거를 바라볼 수 있다면 자신을 탓하며 후회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일은 없을 겁니다.
p194. 한발 앞서 은퇴한 사람들을 관찰하며, ‘인생을 즐기는 사람은 무엇을 소중히 하며 살까?’‘어떤 인간관계를 맺을까’를 생각해보면 깨닫는 게 있지 않을까요? 주변에서 따르고 좋아하는 사람을 보면 현역 시절에 회사에서 지위가 높았던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거만하게 굴던 사람보다 대등한 수평의 관계를 소중히 하는 사람에게 말을 걸기가 편해서 주변에서도 그에게 의지하게 됩니다. 반면교사가 아니라 롤모델을 찾아서 자신의 장래를 생각하는 계기로 삼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p217. 인간관계의 문제는 타자의 과제에 함부로 침범하거나 침범해오는 데서 일어납니다. 자기 생각을 말해도 되는 순간과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순간도 있겠죠. 하지만 그럴 때도 “내 생각을 말해도 돼?”라고 묻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설령 자기 생각을 말한다고 해도 상대가 받아들이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p219. 아이는 어른이 하는 ‘말’이 아니라 어른이 하는 ‘행동’에서 배웁니다. 미키 기요시의 말처럼 “저절로 겉으로 드러나서 타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도 진정한 행복”인 셈이죠.
p238. 철학을 배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知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만족할 줄 모르는 탐구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