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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육아 / 이연진 / 위즈덤하우스


p38. 취미는 달라도 취향은 같은 환상의 솔메이트는 만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리라.
p74. 나는 덕질 자체가 아닌, ‘덕질을 통한 자기 탐구’를 즐겼던 것이다. 좋아하는 무언가를 통해 내 마음과 만나는 게 그리 기뻤던 것이다. 그때 알았다. 육아를 통해서도 나를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p115. 나라도 만약 남편이 소파에 앉아 어려운 전공 서적을 보고 있다면 관심이 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잡지를 읽고 있다면? 곁에 앉아 함께 읽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어 진다. 엄마가 먼저 아이 책을 좋아해야 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 아닐까?
p121. 예닐곱 개의 전면 책장을 모두 처분하고 소담한 3단 책장 하나를 새로 들였다. 그곳에 책을 꽂아두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의 표지 앞면이 보이도록 진열해두었다. 단, 표지가 보이는 책은 3권을 넘기지 않도록 했다. 그러자 아이가 책과 눈을 맞춘다... 표지 보이는 책 한두 권은 자주 바꿔줬다. 반면 아이가 좋아하는 자동차 백과나 기계 백과는 늘 책장 한 편에 꽂아두었다. 아이가 그때그때 궁금한 것을 찾아보게 하기 위함이다. 정해진 곳에 백과가 있으면 아이의 호기심 센서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 엄마도 잘 모르겠다며 핸드폰을 꺼내는 일과도 멀어진다. 
p122. 새 책이 오면 전용 칸에 넣어두고 두 달 정도 지켜보며 아이 반응에 따라 거처를 옮겨주기도 했다. 가끔은 이벤트처럼 아기 때 읽던 책을 꽂아주기도 하는 등 나름의 소소한 책 관리를 하게 되었다. 그러자 “엄마 그 책 어디 있어요?”라는 아이의 질문에 허둥대지 않게 되었다. 활동적인 아이의 책 육아, 중요한 건 스피드다. 보고 싶은 욕구와 알고 싶은 욕구가 바로 해소될 때, 아이는 책을 가장 달게 읽는다...책 정리에 공을 들인 이유다. 
p126.아이들이 어른 책을 보는 것도 일종의 ‘어른 놀이’다. 나는 그 놀이를 적극 지지한다. 다른 게 아니라 책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려는 시도다... 자연스레 우러나는 읽는 분위기 역시 중요하다. 나는 아이 앞에서 마트 전단지나 요리책도 진지하게 읽는다. 활자가 적힌 종이라면 무엇이든 좋았다.(잡지, 카탈로그, 전단지, 신문, 사용설명서, 고지서, 지도, 영수증 등) 가족의 읽을거리가 많다면 ‘읽는 가족’이라는 정체성이 생길 것이고, 부모도 아이도 자연히 그 모습을 향하게 될 것이다. 
p140.육아하는 내게는 그 어떤 비책보다도 심적으로 쫓기지 않을 여유가 더 귀하게 느껴졌다. 외출할 때 그렇듯 학습이나 생활 습관 면에서도 조금 일찍 움직여 여유를 갖는 편이 나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