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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 수 클리볼드 / 반비 (1)

  • 인상적인 문구

p206. 자식을 후회 없이 키운다는 건 아마 불가능한 일일 거다.
p209. 아이가 죽은 뒤에 이혼율이 급증한다는 통계수치가 과장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결혼 생활이 무척 힘겨워지는 것은 지당한 일이다. 가장 흔한 까닭으로 드는 게 여자와 남자가 애도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남자들은 아이가 자라서 어떤 존재가 되지 못한 것을 슬퍼하는 경향이 있고, 여자들은 자기가 기억하는 아이를 잃은 것을 슬퍼하곤 한다.
p245. 가슴에 풀리지 않는 채로 있는 것에 대해 인내심을 가져라. 그 질문을 잠긴 방이나 외국어로 쓰인 책처럼 여기고 그 자체로 사랑하려고 애쓰라. 답을 찾으려고 애쓰지 말라. 그 답은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모든 것을 경험하는 게 관건이다. 지금은 그 질문을 살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먼 날에, 점차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답을 경험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p258. 조이너 박사는 사람이 두 가지 심리적 상태를 꽤 오랫동안 겪으며 살았을 때 자살로 죽고자 하는 욕망이 생겨난다고 한다. 첫째는 좌절된 소속감(나는 혼자야)이고 둘째는 스스로를 짐이 되는 존재로 생각하는 것(내가 없으면 세상이 더 나아질 거야)이다.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보존 본능을 넘어서는 단계에 들어선다면(나는 죽는 게 두렵지 않아) 위험이 임박했으며 자살을 저지를 수 있다고 본다.
p282. 1999년에 나는 슬프고 무기력한 상태가 우울증이라고 생각했지 그게 많은 사람들이 ‘공허함’의 감정이라고 묘사하는 병적 우울증과 다르다는 것을 몰랐다. 십 대 청소년의 20퍼센트가 우울증 발작을 경험하며, 한 번 경험하고 나면 다시 겪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것도 전혀 몰랐다. 
우울증이 청소년기에는 성인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도 몰랐다. 어른은 슬프고 기운이 없어 보이는 반면 십대는(특히 남자아이들) 방에 틀어박히고 짜증을 잘 내고 자기비판, 좌절, 분노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더 어린아이들의 우울증은 보통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 징징거림, 수면장애, 매달리는 성향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p311. 우울에 시달리는 십대 아이들이 상냥하게 자기 생각을 잘 이야기한다면 도와주기도 더 쉬울 것이다. 하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는 막상 만나면 불쾌할 때가 많다. 공격적이고 호전적이고 무례하고 화를 잘 내고 적대적이고 게으르고 짜증을 내고 솔직하지 않고 위생 상태도 썩 좋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까다롭고 다른 사람을 밀어내려고 하는 아이들이 누구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기도 하다. 사실 이런 성향이 도와달라는 신호일 수도 있다.
p. 오툴 박사는 아이의 말을 믿으면 위험하다며 부모들에게 행동을 관찰하라고 조언한다.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거나 설명이 안 된다고 느껴지면 괜찮다는 아이의 말에 넘어가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이 문제를 보이라고 한다. 
p330. 아이에 대한 맹목적 사랑 때문에 부모는 걱정스러운 행동을 보지 못하거나 나름대로 납득하고 넘어가려고 하기 쉽다. 문제의 아이가 ‘착한 아이’이고 부모와 사이가 좋다면 더욱 그렇다. 이런 행동들을 뚜렷이 직시하고, 무언가를 감지했을 때 행동으로 옮기기는 무척 힘겨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엄청난 후회가 닥칠 것이다... 아이가 좋아지는 듯 보이는 것 자체가 위험의 징후일 수도 있다고 한다. 
p346. 돌아보니 우리가 걱정을 입에 올릴 때마다 딜런이 아주 능란하게 걱정을 누그러뜨리곤 했다는 생각이 든다. 딜런이 자기를 다독이고 있던 건지 우리를 다독이고 있던 건지는 모르겠다. 


  • 책을 읽고 나서

나의 아이가 가해자라니... 받아들이고 인정하기 어려운 현실을 담담하게 써내려가며 아이를 살펴보지 못함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나는 내 아이를 잘 살펴보고 있는가...

자식을 후회없이 키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그리고 다른 부모의 상황도 모른 채 비난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이의 사건과 사고가 사실은 도움이 필요한 아이의 신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