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로 쓰기 / 김훈 / 문학동네
인상 깊었던 문구 p82. 결혼의 추동력은 사랑이지만, 사랑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밥을 벌어야 먹는다. 인간의 모든 영위는 물적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 물적 토대 없이도 지고지순한 사랑이 가능하다는 말도 있다는데, 그런 사랑을 원하는 사람은 구태여 결혼할 필요가 없다. 재물을 귀하게 여기고, 귀하게 쓰라. 재물을 귀하게 여긴다는 것은 삶을 소중히 여긴다는 말이다. 현세적 가치를 함부로 폄하하지 말라. 결혼은 사랑을 생활로 바꾸는 사업이다. 이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결혼은 부부가 스스로 확보한 물적 토대 위에 생활을 건설하겠다는 의지의 선언이다. 결혼은 놀이가 아니다. p96. 사회 공공성의 문제로 불행을 당한 사람들을 재수 없는 소수로 몰아서 고립시키는 공작은 ‘광고와 경제’가 문제를 회피하는 오래..